우연히 라디오를 듣다가 30년간 슈퍼를 함께 운영했던 부부의 순애보를 들었어. 몸이 많이 피곤해 보였던 아내가 집에 먼저 가 있겠다며 귀가했고, 남편이 셔터문을 내리고 집에 들어갔는데 인기척이 없는 방문을 열었더니 아내가 쓰러져 있었고 그게 그 둘의 마지막이었다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할 새도 없이 그렇게 홀연히 소리없이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편의 사부곡, 아니 흐느낌이었지. 나이란 놈은 나무 속에 하루하루 쌓이는 나이테 같은 것이어서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게 만들고, 수북이 눈에 보이도록 쌓여야만 감지되는 장롱 위 먼지처럼, 나이가 들었다는 심각한 증세가 몸에 나타나야만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하고 느끼게 하지. 매 순간 1분 1초마다 먹는 것이 나이인데도, 새해 떡국을 먹으며 마치 1년에 한 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