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12

59세 꼰대 아재의 필라테스 체험기 - 아저씨, 잠시만 쉬어 가실게요!

하나. 매일 꾸준히 반복 연습하면,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놀이"(아래 링크 클릭)도 가능하니 필라테스쯤이야.  https://www.instagram.com/reel/C6Ncdk_N9RB/ 하나. 네 살 아기도 말 한 번 배워보겠다고 이렇게 눈물겨운 훈련중인데, 어른들이 게으름만 피운다고?https://www.instagram.com/reel/C6TRSizNHmw/ 2024년 5월 1일 둔산점 확장이전 홍보영상https://www.instagram.com/reel/C5_6E--gJg7/  “우~~드 드 드~ 득, 득~~득” 이 소리는 3천 년 만에 등에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해본, 그것도 필라테스라는 거의 여성전용이 돼버린 운동에 도전해 본 50대 아저씨의 노화된 뼈에서 나오는 소리입니다. ..

살다보면 2024.04.25

아, 더러워서 못 다니겠네! 사표? (슬기로운 직장생활을 위한 잔머리)

아이러니하게도 인생에서 내게 가장 무서운 사람은 나를 못살게 굴거나 괴롭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은 깡패나 조폭이 아닌 이상 나를 대하는 방식대로 나도 그들을 대하면 되니까요. 진짜 무서운 사람은 내게 정말 잘해주는 사람입니다. 왜냐? 누군가 내게 너무 잘해주면 자꾸 그에게 신경이 쓰이고 나도 잘해주고 싶고, 그 앞에서 실수할까 걱정되고, 내가 옷매무새부터도 여미고 삼가게 되니까요. 그러니 나를 막 대하는 사람을 두려워 마십시오. 그들에겐, 배려심 따윈 개나 줘버리고 그냥 나도 그를 막 대하세요. 사정없이, 막! 상관이면 어떡하냐고요? 밥벌이는 해야 하니까 그가 나를 대하는 방식의 77%* 정도로만 그를 대하세요. 이 77%는, 당하는 나도 억울하지 않고 그 상사도 나를 공격할지 말지 긴가민가하..

살다보면 2024.04.06

생을 정리하는 기쁨?! (글을 쓴다는 건 생각을 정리하는 일)

제목만 보고 이게 웬 미친놈 헛소리인가?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더욱이 그 '정리'라는 것이 자발적 의사에 따른 정리가 아닌 타의에 의한 정리, 정확히는 상황에 따른 반강제적 정리라면. 인간은 대부분 내일, 아니면 단지 10초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삶을 살면서도, 당연히 그 때도 지금 이 순간처럼 멀쩡하게 지금 디디고 있는 이 땅 위에 두 발로 서 있을 것을 당연시한다. 하지만, 짧은 찰나의 순간에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졸도하는 사람들을 보면 생은 그렇게 우리가 바라고 믿는 것처럼 만만하고 여유있게 바라만 볼 것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의사들이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겨 유서조차 쓸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 유서를 작성해 놓으라고 권유한다. 하여 나도 유서를 쓰기로 작정한 것이다...

살다보면 2024.03.25

한국 의사 고액연봉 욕하면 안 되는 이유 - 아이유가 돈 많이 번다고 욕을 먹나?

'의사 아이유'로 불리는 젊은 여의사 의사들이 철석같이 공고한 자기들 밥그릇 지키려고 생명을 담보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OECD 기준 한국의사들의 연봉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일반 근로자에 비해 무려 6.7배 더 번다는 기사가 나오자 일부 국민들은 의사들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비난은 현실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의사란 누구인가? 어떤 존재인가? 아니 무엇인가? 그들은 고등학생 때 전교 0.5% 이내의 수재들이었다. 그리고,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대학에 입학해 무려 6년간을 쏟아지는 잠과 젊음을 탐내는 수많은 유혹들을 이겨내며 어려운 공부에 매진해 사람의 '목숨'이라는 인간의 마지막 생명줄을 이어가는 신성한 직업인의..

살다보면 2024.03.24

별빛 같은 나의 딸내미야 - 비록 지금은 무소식이 희소식인 관계지만

딸아, 6년 전 아빠가 전력투구했던 일이 부도가 나듯 망해 버렸지.엄마의 눈물 젖은 반대까지 무릅쓰고 고집부려 시작했던 일이었건만.엄마가 휴일도 없이 벌어서 맡겨 두었던 돈까지 엄마 몰래 투입했던 일.결국, 파산을 맞아 엄마와의 관계마저 소원해져 너를 힘들고 불편하게 만들었지. 다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처럼 내려앉았을 네 마음을 생각하면,가슴 한편이 시리구나. 엄마와 심하게 다투던 아빠를 보고 어느 날 네가 어렵사리 입을 열었지. “아빠, 돈 못 벌어도 좋으니 제발 사고만 치지 마. 부탁이야, 응?” 어쩌다가 가장이었던 이 아빠가 사고뭉치가 되어 자식과 아내에게'사고만 안 치면 다행인 존재'가 되어 버렸을까? 이 사건의 충격으로 넌 대학교 상담실에서 장기간 상담까지 받아야 했지.딸아, 하지만 이 아빠는 널 ..

살다보면 2024.03.19

변호사급 말솜씨 병훈이, 지금은 뭘 하는지...놀이마저 개그로 승화시킨 자

골키퍼 병훈이, 화려한 언변술사 우리 병훈이! 어린 시절, 화려한 언변으로 시골 동네를 휘어잡았던 괴짜 같던 녀석. 자꾸 병훈이 말을 듣다 보면 설득이 돼요. 말을 너무도 잘하다 보니 장악력이 있다고나 할까요. 병훈이는 뭐랄까 어릴 때부터 참 희한했슈. 저희가 충청도 깊은 산골에 살았는데 그때 놀 게 뭐가 있었겠슈? 그냥 주위에 널린 비료 포대 잘라가지고 썰매를 타고... 그랬지. 한여름에는 이제 동네 아주머니들이 심부름을 시키셨는데요. "하지 말어. 거기서 장난치지 말어. 저 논두렁에 가서 수박이나 좀 따와. 큰 놈으로다가." 그 말에 병훈이를 포함한 우리 친구들은 신발도 제대로 안 신고 그냥 막 뛰어갔슈. 어렸응께. 그 수박을 따서 집에 가려는데 병훈이가 그러더라고요. "얘들아 우리 수박으로 럭비 하..

살다보면 2024.03.17

아빠의 노래방 18번 이등병의 편지를 싫어했던 딸에게

딸내미, 우리 귀염둥이 딸내미! 그렇게 듣기가 싫어? 아빠가 오래간만에 가족들 앞에서 아빠의 10년도 더 된 노래방 18번,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는 게? 칙칙하다고? 칙칙해서 싫다고...ㅠㅠ. 아빠와 너의 유년기/아동기 환경은 너무 달랐기에, 아빠가 지금 아무리 많은 얘기를 들려줘도 넌 아빠의 정서를 이해할 수 없는 게 많을 거야. 먼 훗날, 너도 널 많이 닮은 예쁜 아이를 낳아 유치원에 보내고 그 아이가 우울한 어떤 날 등교하며 내보인 축 쳐진 어깨를 뒤에서 바라볼 때 어렴풋이 이 아빠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고. 아빠가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면 군대 다녀온 아빠 친구들은, "군대도 안 다녀온 녀석이 웬 이등병의 편지?"라 놀리곤 했었지. "옛동산에 올라서면 우리 마을 보일런지..." 하지만, 군대 갈..

살다보면 2024.03.17

40대를 세컨드잡 성공으로 이끈 기사 하나 - 독학으로 eBay 최고등급셀러가 되기까지

누구에게나 마음속 깊이 간직한 꿈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벽 때문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성취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거고요. 저는 원래 영어학원을 운영하던 사람입니다. 학원강사 경험은 없었지만, 약 10여년간의 직장생활에서 익힌 영업경험과 영어교육회사 근무 경험을 바탕 삼아 열심히 일한 결과 매년 성장세를 지속시킬 수 있었지요. 하지만, 5년차에 순익상의 정점을 찍은 후 매출은 서서히 줄어 들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차로 5분 거리에 엄청 큰 신설타운이 생겨나면서 아이들은 신설 대형영어학원으로 하나 둘 빠져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신문을 살펴보다가 눈에 확 들어오는 기사 하나를 발견했지요. "40개국에 고객... 생소한 나라에서도 주문 와요." 라는 제목의, 이..

살다보면 2024.03.17

나이가 그대를 속일지라도...

우연히 라디오를 듣다가 30년간 슈퍼를 함께 운영했던 부부의 순애보를 들었어. 몸이 많이 피곤해 보였던 아내가 집에 먼저 가 있겠다며 귀가했고, 남편이 셔터문을 내리고 집에 들어갔는데 인기척이 없는 방문을 열었더니 아내가 쓰러져 있었고 그게 그 둘의 마지막이었다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할 새도 없이 그렇게 홀연히 소리없이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편의 사부곡, 아니 흐느낌이었지. 나이란 놈은 나무 속에 하루하루 쌓이는 나이테 같은 것이어서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게 만들고, 수북이 눈에 보이도록 쌓여야만 감지되는 장롱 위 먼지처럼, 나이가 들었다는 심각한 증세가 몸에 나타나야만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하고 느끼게 하지. 매 순간 1분 1초마다 먹는 것이 나이인데도, 새해 떡국을 먹으며 마치 1년에 한 번만..

살다보면 2024.03.16

세 번 깜놀, 촌닭의 첫 서울구경 - 1970년대 서울

충청도 시골에서 야심한 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여동생과 함께 [전설의 고향]을 보고, 주말이면 [주말의 명화]와 [명화극장]을 보던 게 문화 생활의 전부였던 내가 드디어 TV로만 접하던 서울을 구경할 기회가 생겼다. 난생 처음으로 하는 서울 구경에 몹시 흥분한 나는 초행길을 망치고 싶지 않아 나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싶었다. 운동화도 새로 빨아 널었고 티셔츠도 가장 최근에 구입한 걸로 딱 한 벌 뿐인 청바지와 깔맞춤을 해 놓았다. 드디어 출발 당일, 소풍가는 기분을 내기 위해 고속버스 안에서 먹을 새우깡과 쭈쭈바 10개를 구입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D-day. 30분을 걸어 나가야 탈 수 있는 2시간에 한 번씩 지나가는 버스를 타고 고속터미널에 도착해 버스에 올랐다. 마침 나와 여동생 자리는 맨 앞자리..

살다보면 2024.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