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와 아내, 그리고 초등 6학년인 외동딸 셋이서 드라마를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야시시한 배경음악이 깔리면서 으른키스하는 장면이 나왔지요.
(남-느끼 충만한 목소리로)...영숙이, 이리 와 내 옆에 누워보지 않으련?
(여- 나풀나풀한 목소리로)...아이, 몰라용~ 용배씨.
(남 & 여- 서로의 입술을 포개며)...오오~옹..쩝접접. 후룩후룩
엉겁결에 넘어간 화면이라 우리 부부는 미처 대응할 방법도 없었고요.
어쩔 도리도 없이 제 딸도 그 으른 장면에 그대로 노출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이 당황스러웠는지 딸이 갑자기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거예요.
"엄마, 아빠도 나 낳은 이후에도 부부관계를 했던 거야?"
너무 초롱초롱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물어봐서 매우 당황했고 황당했습니다.
제 딸아이는 그 나이 되도록 부부관계를 그야말로 '자손번식을 위한 수단'으로만 알고 있던 거였어요. 너무도 다양하고 첨단화된 미디어의 발전 때문에 요즘 아이들이 예전에 비해 매우 조숙할 거라는 선입견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cfgYwX/btsFOmoQc9N/TEkzgrA19wprRlbSfI8voK/img.png)
학교 성교육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부모의 잘못일까요?
그렇다면, 부부관계가 자손번식을 위한 수단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알려주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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